2019. 7. 22. 07:00ㆍ국내 여행/서울 가볼만 한 곳
1920년대 경성으로 되돌아 가 보아요..서울 익선동 한옥마을
오랫만에 종로 나들이를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요즘 한창 핫플레이스인 익선동 한옥마을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북촌과 서촌이 한창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동안 익선동도 체계적인 모습으로 정비를 마치고 1920년대의 모습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정말 핫한 곳이 되어 버렸네요
의외로 익선동이 어디쯤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종로 3가역에서 창덕궁방향으로 가다 보면 돈의동 고기골목 바로 옆이 익선동 한옥거리입니다. 지나가다 밖에서 보면 도저히 한옥마을이 있는지 보이지가 않거든요.... 그냥 길거리 고기골목만 보이죠... 우선 익선동에 얽힌 일화를 한번 보고 가겠습니다
익선동 한옥마을과 기농 정세권 선생
익선동은 원래 누동궁이라는 작은 궁이 있던 곳으로 왕족이 거주하던 곳으로 1920년대 경성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거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지금과 같은 한옥이 밀집된 곳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익선동을 개발한 기농 정세권 선생은 조선물산장려회를 이끌고 신간회와 조선어학회를 후원한 민족운동가로 1990년 건국훈장을 받으신 분입니다. 익선동 북촌과 같이 한옥 집단 지구가 건설되면서 일본식 가옥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고, 조선인들은 경성외곽으로 쫓겨나지 않고 사대문내 청계천 이북인 북촌지역에 거주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한옥 110채로 구성되어 있는 익선동은 서울의 빌딩 숲에 쌓여 과거의 섬을 이루고 있습니다
△ 익선동 독닙료리집
동네의 역사가 그러하듯, 이곳 입구에 있는 독닙료리집은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싸우시던 독립운동가들이 드셨던 음식을 준비하고 그 분들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의미로 준비된 곳이라고 합니다.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이미 모든 음식이 재료가 소진되서 주문이 마감되었더군요... 아쉽게 말이죠
북촌과 다른 큰 차이는 익선동은 한옥을 기반으로 복고의 옷을 입은 상가거리라는 점입니다. 오래된 한옥 주택들의 거리라기 보다는 이를 리모델링해서 레트로라는 옷을 입힌 거리인 거죠
이 곳의 모티브인 1920년대 경성의 느낌을 가지고 철저히 상업화된 거리를 만든 겁니다
요즘도 띠를 가지고 운수를 본다는게 오히려 더 의아했던 곳
경성상점 한옥 대문을 들어서면 하늘 하늘한 옷들이 진열되어 있죠
동네 끝까지 가보면 이렇게 오픈몰같은 옷가게들도 있구요
익선주택 이름은 빌라나 다세대 주택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답니다
망원동 티라미수 2층에 한옥뷰가 있다고 해서 올라가 봤는데, 수리중인 앞집의 한옥지붕이 보이는 뷰~
사르르 입에서 녹는 티라미수.... 근데 익선동까지 와서 망원동 티라미수를 파는걸까?
△ 창화당 대학로에서도 들렀던 적이 있는데 여기에도 가게가 있더군요
놋그릇에 자개상에 정말 예전 시대로 돌아간 걸까?
거리 곳곳에는 저마다의 특색을 맘껏 뽐내는 가게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밤이 내리자 어디선가 더 많은 시민들이 좁디 좁은 익선동 골목길을 빼곡히 메웁니다
나무 대문안 고택의 마당은 이렇게 손님을 기다리는 공간이 되고
△ 익선 떡가게 1975 종춘
오얏꽃.... 오얏나무가 대한제국의 문양인건 아시죠? 이씨조선이 오얏이씨인데서 연유된거죠
가는 길에 발걸음을 잡아세운, 예전 그시절의 전자오락실... 500원짜리 동전이 어느새 금방 사라진걸 보면 이젠 예전만 같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보다는 갤러그세대....ㅋ
이런 한옥마을은 요런 담장이 더 예쁘죠
△ 골목이 좁으면 좁을수록 더 많은 정겨운 이야기가 꽃피울것 같습니다
가게마다 너른 창 안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절로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때때롯살롱.... 그러고 보면 요즘 옷가게를 살롱이라고 부르는 곳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아요
예전 그 시절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뉴트로감성체험
위트 있는 모습들도 정겹구요
드라마 도깨비, 원빈의 맥심광고 촬영까지 방송으로 먼저 유명해진 플라워카페 마당
여전히 골목은 좁은데,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니, 예전의 풍취중 고즈넉함은 사라진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컨셉의 거리들도 또 다른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 일찌감치 찾아가 독닙료리집과 고기골목도 좀 돌아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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