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9. 07:26ㆍ국내 여행/강원도여행
피톤치트향속에 마음의 시름을 내려놓는 곳 -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길
월정사 경내를 둘러보고 숲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음도 여유로워 지는 기분이드는군요
월정사 다음에 둘러 볼 곳은 한국 3대 전나무 숲길로 일컬어 지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입니다
워낙 널리 알려지고 유명한 곳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월정사 전나무숲길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금강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쭈욱 내려가면 예전 버스주차장이 있던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1Km 거리의 숲길로 좌우에 하늘 높이 전나무들이 뻗어 있습니다.
금강교를 건너면 바로 안내 표지가 나타나구요, 소요 시간은 왕복 40분 정도 입니다
오대천을 건너 놓여진 금강교의 모습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오른쪽 길입니다
제가 간 날은 휴일이어서 그런지 많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찾아 오셨어요
신나고 시끌벅적한 곳도 좋겠지만 때론 이렇게 호젓한 숲길을 걷는것도 참 묘미가 있습니다
앞의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침 일찍 또는 여름철 소나기가 막 지나간 뒤의 전나무 숲길을 거니는 게 더 좋더군요
전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록의 냄새를 그대로 느낄 수 있거든요
가다보면 곳곳에 이렇게 돌탑을 쌓은 탑 무더기들이 눈에 뜨입니다
작은 돌탑들을 보고 모두들 걸음을 멈추고 돌탑들을 올려 보는데 마음 처럼 잘 되지 않는가 봅니다 ^^
돌탑을 쌓아 올리는 정성으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 질런지요.....
조금 더 멀리 내려갈 수록 사람들도 적어지고, 숲길의 녹음은 더 더욱 푸르러만 갑니다
중간 중간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면 연두빛 푸른 잎들이 보입니다
눈이 시릴만큼 푸른 잎들
그리고 굽은 곳 하나 없이 하늘높이 쭉쭉 뻗은 전나무 숲 사이로 오대천 물소리가 조그맣게 묻어납니다
중간쯤 내려가다 보니 점점 사람들이 줄어드네요..... 가운데 길 오른쪽 나무들 건너가 오대천입니다
잠시 물소리가 나는 곳으로 내려가 보니 이렇게 예쁜 계곡이 나옵니다
아직은 물이 그리 많지 않지만, 여름 휴가철에는 제법 수량이 꽤 됩니다
좀 더 가다 보니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디다 쓰러진 오래된 고목이 보입니다
나무의 밑둥만 있고 그 윗부분은 이렇게 쓰러져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아래 자료에서 보면 이 나무의 나이가 무려 600살이었다고 하니,
오대산의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그런 나무였나봅니다
표지판 뒤로 길게 누워있는게 쓰러진 고사목의 윗부분이라니 무척이나 큰 나무네요
숲을 말동무 삼아 걷는 길은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문득 문득 잊었던 내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
집에서는 점점 얘기가 줄어가는 가족들과도 마음의 문이 자연스레 열리게 되구요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말이죠.....
가끔은 이런 곳이 문득 문득 생각날 때가 있었는데,
어딘가에 던져 놓고 싶은 마음의 짐을 소리없이 받아주는 이런 숲이 고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오대천에 비친 하늘빛과 구름이 반영이 더할나위 없이 평화롭게 느껴지는 오후랍니다
여름에는 한창 소나기 쏟아진 다음에 이 길을 다시 걷고 싶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마음의 짐을 벗어 두기 보다는
내 생각에 빠져 미처 듣지 못했던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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