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5. 00:09ㆍ국내 여행/서울 가볼만 한 곳
78년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 빵지순례
모나카 아이스크림, 사라다빵, 슈크림빵,버터크림 케이크
요즘은 전국 어딜 가나 그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한 빵집들이 있죠.
이름하여 빵지순례, 빵집 성지순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각 지역 고유의 특징과 상징성을 가진 빵집들이 지금도 오랜 전통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데요 서울에도 1946년부터 78년째 영업 중인 빵집이 있습니다.
바로 장충동 로터리에 있는 태극당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지역을 대표하는 오랜 전통의 빵집들은 각자 고유의 개성을 가진 맛도 중요하지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 오랜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같이 묻어 있기 때문에 지금껏 꿋꿋이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치 오래전 해외 이민을 갔던 분들이 지금은 한국에서도 많이 찾지 않는 음식들을 추억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죠.
태극당은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찾았던 빵집이기도 하고요, 저에게도 그런 추억의 한 조각이 묻어 있는 곳입니다
70년대 80년대만 해도 태극당은 서울에서 꽤나 유명하기도 했지만 꽤 비싼 제과점이었거든요
그랬던 태극당을 정말 오랜만에 찾아가게 됐습니다
태극당은 1945년 광복과 함께 일본인이 두고 간 빵집인 미도리야에 제과점의 기계를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946년부터 명동에 태극당을 오픈했는데요 당신은 양갱 전병 월병 사탕 카스테라 등을 주 메뉴로 했었다고 해요.
당시 오픈할때 어떤 생각으로 가게를 열었는지는 태극당이라는 이름과 가게의 문양을 보면 알수 있는데요, 우리 민족의 이상을 담는다는 의미로 이름을 태극당이라고 지었고, 우리민족을 상징하는 무궁화에서 가게 문양을 따온 겁니다.
이후 사세가 확장되면서 1960년도에는 남양주에 태극당 농축원 목장을 직접 세웠고, 지금의 모나카인 미고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1971년도에 명동 남대문 종로 혜화 구의 을지로 압구정에 직영점이 생겼고, 1973년 지금의 장충동으로 이전을 합니다.
제가 주로 다녔던 곳은 혜화동의 태극당이었는데요, 당시 혜화동 로타리의 태극당은 당시 주변에선 가장 큰 가게였습니다.
지금도 80대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빵을 제작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태극당 안에는 옛 추억들이 생각나는 빵들을 아직도 만들고 있더라고요.
지금 제 생각에도 태극당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메뉴가 모나카 아이스크림, 사라다빵, 슈크림빵, 단팥빵 그리고 버터크림 케이크인데요, 이 메뉴들이 지금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한번 같이 보시죠.
가게로 들어서는데 순간 시간을 되돌아간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말 정말 예전에 태극당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네요. 커다란 샹들리에와 목장과 임진왜란 때 거북선이 활약하는 모습을 담은 벽면의 그림과 투박한 글씨로 한자가 섞인 태극 식빵이란 글씨, 그리고 몇 십년전은 된듯한 빵을 놓은 선반들까지 말이죠
당시에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스스로 납세를 통해 국가의 이바지하겠다는 태극당의 모토가 담긴 액자와 문구예요. 세금이 제대로 걷혀야 나라의 재정이 튼튼해지는데, 세금 탈루가 일상화된 시절이었다고 하죠. (심지어 이때는 영수증 모으기 운동까지 있었답니다)
살짝 추억에 잠긴 채 매장에 놓인 빵들을 둘러보면서 뭘 사 갈지 설레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과연 아이들이 이 빵들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 보고요...
빵집에 가장 대표적인 통팥빵과 완두빵도 있고,
찹쌀떡 같은 치즈모찌와 인절미 슈크림빵
그외 여러 종류의 크림빵들이 보입니다.
빵을 포장한 비닐에 찍힌 저 로고가 무궁화 모양을 딴 로고예요
그리고 추억의 소보로빵과 버터빵
요즘 시대 트렌드에 맞는 생크림 소금빵, 마늘 스틱 등등..
과일 향기가 나는 메론빵과 과 딸기빵
빵 조각을 뭉쳐서 만든 국진이 빵..
그 외에도 정말 여러 종류의 빵들이 많습니다.
오래전 추억의 빵들도 그대로 다 있고, 요즘 트랜드에 맞는 빵들까지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데요,
이 모두를 매번 수작업으로 만든다고 하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웠던 건 오리지널 야채 사라다빵입니다.
예전엔 양배추와 각종 야채 그리고 사과 등을 얇게 썰어서 마요네즈에 묻힌 걸 사라다라고 불렀었는데요
샐러드를 일본식 발음한게 사라다입니다.
태극당의 대표 빵중 하나가 이 사라다빵이예요.
옛날 생각이 나서 사라다빵을 하나 넣었고요
그리고 와 정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진짜 옛날식 케이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버터케이크입니다.
요즘은 케익에 주로 생크림을 얹지만 예전엔 버터크림을 주로 얹었고요,
그리고 지금 보면 너무 촌스럽지만 저렇게 버터크림과 설탕으로 만든 꽃들을 케이크 위에 얹었었거든요.
케이크 위에 얹어 있는 저 꽃을 보니까 너무 웃음도 나고 반갑기도 했어요
안쪽에 빵과 커피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저쪽 공간도 예전 타일과 유리가 붙어 있는 모습을 그대로 남겨 두었어요
사라다빵외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태극당의 모나카를 하나 샀습니다.
예전엔 모나카가 정말 맛있고 비싼 과자였어요.
지금도 모나카 안에 들어 있는 아이스크림은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에요
입구에 태극당의 스테디셀러들을 알리는 그림이 붙어 있는데요,
역시 태극당 모나카 아이스크림이 1등이고 추억의 야채 사라다가 3등입니다.
그리고 10위에 버터 케이크가 랭킹이 되어 있는 거 보니까, 지금도 버터 케이크가 팔리긴 하나 봅니다 ㅎㅎ
살짝 들뜬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사온 빵들을 줬는데요, 다 큰 녀석들도 추억의 메뉴들이 저만큼 반갑지만은 않은 거 같습니다. 그냥 신기한거 라는 정도랄까.. 근데 먹어보니 맛있다네요. 요즘 빵집에서 파는 빵들보다 덜 달구요.
저 중에 국진이빵은 처음 먹어 보는 거라 신기했는데, ㅎㅎ 맛있어요
사라다빵은 바로 먹어야 돼서 먼저 사라다 빵을 잘랐는데요, 도톰한 빵 안에 들어 있는 사라다가 씹히는 맛이 사각사각 합니다. 그리고 여기 빵들이 대체로 크기도 크고 양도 많네요.
음식은 맛과 함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죠.
아마 요즘 아이들에게는 파리바게트가 추억의 빵집이 될 수 있겠지만, 제게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던 태극당이 그런 추억의 빵집 이었습니다.
이런 추억을 만들어 주셨던 그리운 어머니가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머니 손잡고 따라 들어갔던 그 시간들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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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 주 소 :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24길 7 ▷ 영 업 : 오전 8:00~오후 9:00 ▷ 교 통 :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2번출구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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