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7. 07:00ㆍ국내 여행/서울 가볼만 한 곳
서촌 수성동 계곡] 겸재정선의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 보는 시간 - 서울 가볼만한곳
수성동 (水聲洞) : 물소리가 나는 마을
여름이 막바지 더위로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원한 계곡에서 더위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옛날에는 어땠을까요? 선풍기나 에어컨도 없는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런 계곡을 찾아 시도 읇고 문인화도 그리며 여름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서촌은 예쁜 가게들과 맛집들도 많지만, 서촌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보석같이 수려한 수성동계곡이 있습니다.
수성동 (水聲洞) 이란 물소리가 나는 마을이란 뜻으로, 인왕산 줄기부터 내려온 계곡이 기암 괴석들과 어울려 멋진 경관을 자아냅니다
수성동 계곡의 물줄기는 청계천의 원류이기도 한데요, 특히 겸제 정선이 그린 산수화속에 있는 바위들과 돌다리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겸제 정선의 동양화속으로 가는 시간여행, 지금 같이 떠나보시죠
찾아 가는 방법
수성동 계곡 대중 교통 : 종로 09번 수성동 계곡 종점 정류장 하차 |
겸제 정선(謙齋 鄭敾)의 장동팔경첩
겸제 정선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많은 작품들을 남겼는데요, 이곳 서촌 일대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작품인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 근방을 장동이란 지명으로 불렀거든요.
그중 수성동계곡을 그린 수성동 그림에 이 곳 수성동계곡이 아름답게 그려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수성동계곡은 계곡위로 아파트가 들어서며 한동안 원래의 모습을 볼 수 없던것을 2011년 이곳에 있던 옥인시범아파크가 철거되면서, 위 그림속의 돌다리인 기린교 (麒麟橋)가 원형대로 발굴되며 보수작업을 거쳐 지금의 수성동계곡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수성동 계곡이 시작하는 곳에 겸제 정선의 수성동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림에 나오는 기린교가 바로 보입니다
또한 수성동 계곡에는 세종의 세째아들이자 수양대군에 맞선 안평대군이 비해당이라는 별장을 짓고 이곳을 즐겼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정선의 그림에도 비해당터가 있는것으로 보아 당시 선비들이 즐겨 찾던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들어 관심이 부쩍 높아진데는 MBC TV 나혼자산다에서 방영된 파비앙편에서 파비앙이 수성동계곡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는 모습이 방영되고 나서인것 같아요
계곡의 절경 뒤로 인왕산의 거친 풍경이 잘 어울립니다
잊혀졌다 다시 찾아낸 석교 기린교
입구에서 보면 커다란 바위사이로 흐르는 계곡과 6~7m의 바위 계곡 사이를 이어주는 돌다리가 바로 기린교입니다
앞서 정선의 그림에 보이는 바위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이 기린교입니다. 그 오랜 세월속에 아직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게 너무 대견스럽습니다
지금은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안전문제로 기린교를 비롯한 바위위로 들어가는 곳은 펜스로 막아 놓아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네요
기린교의 모양은 커다란 장대석 2개를 옆으로 붙여 만들었읍니다. 보기에도 엄청 무거워 보이는데, 지금이야 차가 들어오는 곳이지만, 그 시절에 이런 험한 곳에 어떻게 저런 돌을 가져다 다리를 만들었을지 대단합니다
이 곳 지형도 인왕산이나 북악산처럼 화강암 재질의 암석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만 좀 아쉬운건 계곡물이 수성동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지금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예요
수성동 계곡
이제 본격적으로 수성동 계곡을 따라 올라가 보겠습니다
화살표 표시가 기린교의 위치이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두개의 석교 (노란색)과 두개의 나무다리(보라색)이 계곡을 따라 놓여 있고, 수성동 계곡으로 들어오는 물길은 크게 두갈래가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간 날은 이틀전 비가 내린 후여서, 계곡에 물이 좀 있었는데요, 맑은 물소리와 계곡 사이로 불어오는 골바람에 생각보다 시원했습니다. 윗쪽 계곡에는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계곡을 따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물줄기가 방향을 틀어 내려가는 즈음, 계곡 오른편으로 정자 하나가 눈에 띄는데요,입구의 안내에 보면, 안평대군의 별장인 비해당이 있었다는 안내가 있었죠.
수성동 계곡을 복원하면서 정선의 그림속 비해당을 생각하고 정자를 지어 놓았습니다
정자가 있는 위에서 계곡을 내려다 보면 이렇게 돌틈 사이로 물이 흐릅니다
계곡의 수량이 적기는 하지만, 인왕산 상류라 그런지 물이 맑은데요, 가만 보니 계곡물 사이로 작은 물고기 한마리가 유유히 노닐고 있습니다. 정말 물이 맑고 깨끗하죠
하지만 상류로 올라갈 수록 흐르는 물의 양이 급하게 줄어 드네요
안내도에서 두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걸 볼 수 있었죠. 석교를 건너다 보니, 그 중 한쪽의 물줄기가 정말 계곡의 바위사이를 흘러 이곳으로 내려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내내 여느 계곡과는 다른 기암들로 만들어진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나무다리를 지나 이제 막바지까지 다달았습니다. 상류로 갈 수록 유량은 줄어들지만, 물은 더 맑고 깨끗합니다.
드디어 계곡의 맨 윗쪽까지 올라왔네요. 생각보다 계곡이 길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저 나무다리를 지나면 인왕산길로 이어지면서 인왕산 정상으로 가거나, 초소책방이나 부암동쪽으로 가는 인왕산 산책길로 이어집니다.
겸제 정선의 그림속 수성동 계곡은 현실에 정말 그림만큼 아름답게 다시 복원되었습니다.
아직도 근방 주민들부터 알음알음 찾아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계곡으로서는 흐르는 유량도 적습니다. 하지만 정말 기이하고 웅장한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의 모습은 다른 곳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서촌이나 인왕산길을 찾으신 분들이라면 조금 더 시간내서 수성동계곡도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계곡 상류 바위틈을 타고 부는 골바람은 정말 시원합니다. 꼭 느껴보세요
Daum 에 소개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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