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촌 국궁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황학정(黃鶴亭)에 얽힌 역사이야기

2022. 7. 11. 07:00국내 여행/서울 가볼만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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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촌 국궁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황학정(黃鶴亭)에 얽힌 역사이야기

02-732-1582 서울 종로구 사직동 산 1-1


사직공원에서 인왕산길을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국궁장과 함께 황학정(黃鶴亭)이란 표지가 보입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면 오래된 건물 한채와 함께 국궁을 즐기시는 분들이 보이네요.

 

사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곳 황학정에도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묻어 있습니다. 
황학정(黃鶴亭)에 얽힌 이야기와 그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고 황학정일대를 둘러 보겠습니다.

 

황학정 황학8경 각자

 

황학정

 

위치:서울 종로구 사직동 산 1-1

 

황학정(黃鶴亭)의 유래

 

먼저 황학정(黃鶴亭)의 유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황학정(黃鶴亭)은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제 제25호로 지정된 대한제국시대의 건축물입니다.
다들 잘 아시듯, 활은 조선시대에는 대표적인 무기이자 어쩌면 조선을 대표하는 상징과 같은 무예입니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 역시 명궁으로 이름을 날렸으니까 말이죠.

조선말기에도 전국에 사정 (射亭 활터에 있는 정자)이 곳곳에 지어지고, 한양에도 몇군데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도성 안 서쪽에 다섯 군데의 사정이 있어서 이것을 ‘서촌오사정(西村五射亭)’이라고 불리었는데요, 옥동(玉洞)의 등룡정(登龍亭), 삼청동의 운룡정(雲龍亭), 사직동의 대송정(大松亭), 누상동의 풍소정(風嘯亭), 필운동(弼雲洞)의 등과정(登科亭)을 서촌오사정이라고 불렀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황학정(黃鶴亭))]

1900년 황학정 (국궁신문 : 김집,『국궁교본』)

 

하지만, 1894년 갑오개혁이후 군대 편제에서 활이 빠지면서 전국의 사정들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무과 응시를 위해선 당연히 활쏘기를 연마해야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 당연한 일이었겠죠
지금 황학정이 있는 이 장소도, 본래는 등과정이라는 사정이 있던 장소입니다. 
전국의 사정이 없어지면서 등과정도 없어지게 되었는데, 뒤에 있던 역사의 흐름속에 황학정이 등과정 자리로 옮겨오게 된 거랍니다

 

 

 

황학정(黃鶴亭)은 1898년(광무 2년) 고종 황제의 어명으로 서대문에 있는 경희궁 의 회상전 북쪽편에 궁술 연습을 위해 지어 놓은 사정 (射亭)이었습니다.  고종 황제께서는 국민들의 심신단련을 위해 궁술을 장려토록 하여 궁궐내에 황학정을 지었고, 심지어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개방하였습니다.

황학정이란 이름의 유래는 '고종황제가 황색 곤룡포를 입고 활을 쏘는 모습이 마치 학과 같았다.'하여 붙여졌는데요, 경희궁내에 있던 황학정이 지금의 위치로 옮겨지게 된 건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황학정이 옮겨지게된 슬픈 운명

1922년 일제 강점기 시절로 접어들면서 경희궁의 일부가 헐리게 되면서, 궁 내의 건물들이 일반인들에게 팔리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생깁니다. 황학정 역시 팔리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되는데요, 이를 알게된 국궁에 뜻있는 분들이 황학정을 불하받게 되고, 인왕산 아래 서촌에 있다 없어진 사정중 하나인 등과정터에 황학정을 옮겨 짓게 되었습니다.

1958년 황학정 전국 남녀 활쏘기 대회 (국궁신문)


자칫하면 돈많은 자들의 개인 집에 또는 당시 돈많은 요정등의 술집이나 심지어는 일본으로 까지 팔려갈 수 있었던 위기를 넘기고, 등과정터에 다시 자리잡게 된 건 정말 다행이라고 얘기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죠.
그 덕분에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 오면서, 여러 국궁 대회를 비롯해서 많은 국궁 애호가를 배출할 수 있었습니다.

 

 

황학정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황학정을 둘러 보겠습니다.
인왕산길에서 내려와 황학정으로 들어서는데, 한창 궁사들께서 활쏘기에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활달한 기세의 행서체로 적어놓은 현판의 황학정이란 글자가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국궁의 모습을 말해 주는 듯 하네요

 

 

한창 먼 곳에 과녁이 보입니다.
저 먼 곳까지 화살이 날아가는 것도 신기하고, 양궁처럼 가늠자가 없는 국궁을 가지고 목표한 과녁에 화살을 날리는 것도 마냥 신기하기만 하네요

 

 

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국궁전시장까지 길이 이어져 있는데, 입구부터 한창 공사중이더군요

 

황학정 8경

황학정 건물 뒤로 돌아 들어가 보면 문구가 새겨진 바위가 보이는데요, 여기 적힌 글이  바로 황학정 8경 이라는 글입니다.금암 손완근의 글씨로 내용을 보면,

황학정 8경

 

백악청운(白岳晴雲)  북악산 걷히는 구름
자각추월(紫閣秋月)  자하문루의 가을달
모암석조(帽巖夕照) 감투바위의 석양 (감투바위는 황학정 왼쪽의 바위)
방산조휘(榜山朝暉)  인왕산 바위능선 아침햇살
사단노송(社壇老松) 사직단의 늙은 소나무
어구수양(御溝垂楊) 어구 개울 수양버들 (어구는 경복궁옆을 흐르는 개울)
금교수성(禁橋水聲) 경복궁 금청교의 물소리 (금교는 청풍계 위를 지나 경복궁으로 들어가는 다리)
운대풍광(雲臺楓光) 필운대 단풍빛깔

으로, 내용을 보다 보면 황학정 자체의 경관을 얘기한 건 아닌것 같고, 인근 지역의 아름다운 8가지 경치를 얘기한 듯 합니다

 

 

황학정

 

황학정

 

황학정 건물의 안쪽 부분이 열려 있으면 하는 기대가 없던 건 아닌데, 궁금하기도 하고 살짝 아쉽기도 했는데, 황학정 내부의 모습은 위에 올린 예전 황학정 사진을 참고 하시죠

 

 

 

인왕산길을 따라 사직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저기 과녁이 있는 곳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같은 데크가 나오는데요,
그곳에서 황학정과 궁사들이 활을 쏘는 곳을 바라보면,

 

황학정의 모습

 

이런 모습이네요. 왼편에 보이는 건물이 황학정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 인왕산이 험한 바위산인지라 이곳까지도 험한 바위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사실 그냥 지나치다 보면 못 보고 가기 쉬운 곳이었는데요, 막상 황학정에 얽힌 이야기들과 그 배경들을 자료를 통해 정리하다보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국궁의 맥을 이어오면서 여전히 국궁을 즐기시는 분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황학정아래 있는 사직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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