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6. 00:15ㆍ국내 여행/인천 강화
아름다운 일몰과 역사여행을 함께하는 당일치기 강화도 여행 -강화도 여행지
여름도 다 지났는데, 태풍과 함께 큰 비가 종일 내리는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포스팅을 올리는 것 같네요 ㅠ.ㅠ
얼마전에 강화도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릴적 호국 순례 전적지 순례라는 이름으로 강화도의 역사 현장들을 다녀왔더 기억도 나고, 요즘 한창 유명한 강화도 카페도 궁금하고, 그리고 정말 정말 예쁜 강화도의 서해 낙조도 보는 일정으로 다녀왔답니다.
▲ 강화도 여행 - 초지진
강화도는 김포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갈 수 있는 인천과 서울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리적인 특징 때문에 여러번 역사의 현장에서 주역을 맡았었구요, 이제는 그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문화시설들도 많이 들어섰습니다. 한창 요즘 일본과의 마찰을 보다 보면 마치 백여년전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좌초하던 조선말의 역사가 다시금 떠올라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기인 만큼, 역사 여행지 위주로 일정을 짜 봤습니다
▲ 강화도 여행 - 장화리 일몰 조망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정말 너무나 예쁜 강화의 낙조를 볼 수 있는 일몰 조망지까지 해서, 꼬박 하루 일정이 나오더군요. 하나 하나 풀어 보겠습니다. 그보다 우선 강화도와 우리 역사의 사건들을 한번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보시다 시피 강화도는 고려의 수도인 개성과, 조선의 수도인 한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예전에는 배로 바다를 건너야만 강화도까지 갈 수가 있었죠. 그런데 강화도와 김포를 잇는 해협은 물살이 거세기로 유명한 곳이어서, 고려와 조선시대 몽고와 청나라의 외침때, 물에 약한 기마민족에 대항하기 위해 강화도로 피난을 가곤 했습니다. 고려때는 무신정권때 강화도 천도까지 하고 항쟁을 했고, 청의 침입때는 강화도로 피난길에 오른 왕족들이 포로가 되는 수난을 겪었으니까요.
반면 조선말에는 병인양요, 신미양요 , 운요오호사건을 통해 외세의 주된 침입 루트로 사용되었습니다. 위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강화와 김포사이를 통하면 바로 한강을 타고 임금이 있는 한양까지 들어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전략적 거점일 수 밖에 없었읍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여행을 떠나 보겠습니다
1. 고려궁지 - 외규장각
인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743-1
처음 도착한 곳은 바로 고려 궁지宮地입니다. 고려시대 궁궐이 있었다는 뜻이죠. 바로 몽골의 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를 하고 이곳에 궁궐을 짓고 몽골과의 기나긴 항쟁을 했었던 역사의 현장입니다. 그 후로 조선시대에는 관아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외규장각의궤가 수장되어 있던 외규장각이 이 곳에 있습니다.
▲ 고려궁지 입구 승평문
지금은 고려시대의 궁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고 조선시대 관아의 모습과 외규장각이 남아 있습니다. 병인양요때 프랑스군이 이 곳을 습격해서 외규장각에 있던 외규장각의궤를 포함한 359권의 자료가 약탈당합니다.
▲ 조선시대 관아
▲ 고려궁지 외규장각
지금은 프랑스와의 협의에 의해 완전 반환은 받지 못하고 5년마다 재임대하는 형식으로 반환에 합의되었다고 하죠... 아무튼 이런 저런 아픈 상처가 많은 곳을 처음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외규장각이 보수중에 있더라구요
2. 용흥궁
인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441
두번째 방문지는 용흥궁입니다. 사실 잘 모르고 갔던 곳인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답니다. 용흥궁은 글자 그대로 용이 일어난 곳.... 풀어서 얘기하면 왕이 난 곳이란 뜻이죠. 강화도령이라 불리우는 조선 25대 임금인 철종이 사시던 곳으로, 후에 왕위에 오른 뒤, 강화 유수 정기세가 건물을 새로 짓고 용흥궁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왕위에 오른 후에 지은 건물이니, 당연히 철종임금이 살던 그 모습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왕이 살던 곳을 새로 지은 건물인데, 생각보다 건물이 무척이나 소박합니다
아쉬운 것은 자세한 안내나 자료들이 부족해 보이더군요. 용흥궁은 꼭 이곳을 보러온 것이 아니더라도, 유명한 성공회강화성당이 바로 앞에 있어, 성당을 보러 오는 길에 잠깐 들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성공회 강화성당
용흥궁을 나서면 바로 성공회강화 성당이 보입니다. 성공회 강화 성당은 최근 여러 방송을 타면서 더 많이 알려 지게 되었는데요, 성당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한옥의 구조를 가진 성당이라는게 더욱 특이합니다.
▲ 성공회강화성당
가장 역사가 오래된 현존하는 한옥 교회건물로, 유럽의 성당 형태인 바실리카(Basilica)양식과 동양의 불교사찰양식을 섞어 만들었습니다. 특히 내부에는 불교의 상징인 보리수 나무까지 심어 당시 천주교가 조선의 생활양식과 조화롭게 안착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꼭 천주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당시의 시대상과 맞물려 생각을 해보면, 나름 재미있는 상상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건물의 곡선미도 참 아름답구요,,,, 언덕위에 있어 선선한 바람도 맞고 좋습니다
4. 서문 김밥
여기까지 돌아보니 점심시간이 되더군요. 점심은 간단히 김밥으로 때우기로 했습니다. 방송에서 많이 소개된 서문 김밥이 멀지않은 곳에 있습니다. 서문시장안에 있는데, 시장 주차장에서 바로 보입니다. 당근으로 지은 밥을 쓴다고 해서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던 가게인데, 오후에는 재료소진과 함께 끝 이랍니다....
5. 조양방직카페
인천 강화군 강화읍 신문리 587
조양방직 공장 부지를 활용해서 레트로한 감성으로 카페를 만들어 유명해진 조양방직카페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카페 앞에 전용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기도 편하구요..
▲ 조양방직 카페
처음 들어가서의 느낌은 사실,,,, 뭐 이래... 이런 정도... 건물 안에는 커피를 사야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근데 반전인게 밖보다는 건물 안이 진짜라는 사실....
공장 건물의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특이한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공장 지붕에서 자연 채광을 받게 해 놓고, 밖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죠.... 참고로 실내에서는 DSLR과 같은 카메라는 사용을 못하게 합니다. 그냥 핸드폰사진 정도만 가능하구요.... 저도 폰으로만 찍은 사진들이예요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잠시 쉬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역사 여행을 가 봐야죠
6. 갑곶돈대 강화 전쟁박물관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 1020
첫번째 전적지는 갑곶돈대와 강화 전쟁박물관입니다. 입구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걱정은 없구요.... 갑곶돈대는 특히 안에 있는 강화전쟁박물관을 꼭 들르셔야 합니다
▲ 갑곶돈대 강화전쟁 박물관
▲ 강화 전쟁 박물관
이 곳을 꼭 들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수자기(帥 자가 적힌 기), 바로 장수의 기 입니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지 않으세요? 바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배경이었던 신미양요때 미군과의 전쟁에서 장렬히 전사한 어재연장군의 장군기입니다. 미군에게 빼앗겼다 장기대여 형태로 반환되어 원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있고 이곳에 있는 기는 복제본입니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600여명의 병력으로 이곳에 상륙하여 강화성과 문수산성을 점령하였고, 정족산성에서 양헌수 장군에게 패하여 물러갔습니다. 이때 외규장각을 포함한 문화재들을 약탈해 가져갔습니다. 이후 1977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이 이루어졌습니다.
돈대의 포구 사이로 건너편 김포의 모습이 보입니다
7. 광성보
인천 강화군 불은면 덕성리 23-1
다음 가 볼곳은 신미양요의 처절한 아픔이 남아 있는 광성보입니다. 미스터선샤인에서 전쟁장면을 묘사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대동강에서 불타버린 제너럴셔먼호에 대한 추궁과 통상을 목적으로 침입해 초지진에 상륙해서 덕진진을 함락시키고 수륙양면에서 광성진을 공격합니다
▲ 광성보
이 곳에서 어재연장군을 비롯한 조선의 수비군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이 곳을 지켜내다, 결국은 미군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당시의 상황은 미군과 동행했던 영국인 기자의 카메라에 찍혀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을 강화 전쟁박물관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 어재연 어재순장군 비
▲ 순절묘 - 당시 스러져간 조선군과 군민들의 무덤
최후의 격전이 벌어졌다는 광성보 손돌목돈대...
광성보 입구도 돌아오는 길은 울창한 송림사이로 언덕지고 구불한 길을 따라 걷는 이 마저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8. 초지진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624-1
신미양요당시 미군이 처음 상륙했던 곳, 그리고 강화도 조약으로 이어진 일본의 운요오호 침입시 전투가 벌어졌던 곳입니다.
특히 이 곳엔 성벽과 소나무에 당시의 대포의 파편흔이 남아있어 보는 여행자를 숙연하게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김포와 연결된 초지대교를 통해 쉽게 넘나들 수 있는 곳이었지만, 백년이 좀 더 된 시절에는 이 곳을 지나려는 외세를 막아내기 위해 수많은 목숨들이 나라를 위해 산화했었죠
9. 장화리 일몰 조망지
인천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1351
여행의 마무리는 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해를 볼 수 있는 장화리 일몰 조망지입니다. 사진동호인들에게는 유명한 출사지이기도 한데요, 정말 이 곳에서 본 일몰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바닷가까지는 5분정도 거리인데, 들녘에 펼쳐진 비닐하우스와 파란 벼들이 한편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 바꿔 끼우는 동안, 남은 해는 정말 어어 하는 사이에 산 너머로 떨어지네요...
붉은 하늘이 오래도록 짙은 여운과 함께 가슴속으로 밀려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장렬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했던 하루의 강화여행은 짙은 노을과 함께 마무리 되었습니다. 강화도에는 이 곳 말고도, 루지 체험장, 고인돌 공원, 북한이 바로 보이는 평화전망대, 마니산, 전등사, 동막해수욕장과 예쁜 카페들등 보러 갈 곳이 참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여행의 컨셉을 잡느냐에 따라 내게 맞는 맞춤형 여행을 다녀 올 수 있는 강화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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