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을 만나다 -- 리더의 자격

2013. 4. 12. 08:00일상 및 리뷰/Life 공연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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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연찮게 외부 강의에서 야신 김성근감독의 특강을 들을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워낙에 호불호가 뚜렷한 분이기도 하지만, 그 분의 야구 인생과 열정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많은 분들이 김성근 감독과의 시간을 무척이나 기다리고 궁금해 했습니다.


강의 주제는 리더의 자격, 리더의 조건이었는데,

워낙에 이러한 주제로 외부 강연을 많이 하시고, 집필한 책도 여러권 되더군요


좋은 말을 미사여구 통해 만들수 있는 분도 아니고 (특유의 어눌한 말투),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현장의 경험을 통해 진행하는 강의였는데, 제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어 같이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지금은 독립리그 고양 원더스에서 감독으로 계시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워낙 많은

족적을 남기셨죠.... 간단히 프로필을 보면..


1942년 일본 교토 출생. 일본 가쓰라 고등학교 투수로서 선수 생활을 시작,재일 교포 학생야구단, 동아대, 교통부 선수를 거쳐 국가대표 발탁, 이후 기업은행에 입단하여 발군의 활약을 펼치지만 부상으로 인해 1968년 선수 생활을 마감하였다. 1969년 마산상고 감독을 시작으로 1972년에 기업은행 감독으로 취임하였다. 1973년 국가대표 코치, 충암고와 신일고의 감독 역임. 이후 1982년 OB 베어스 코치, 1984년부터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 감독직을 수행하였다. 2005년도에 일본 지바의 롯데 마린스 순회 코치로 잠시 생활하다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SK 와이번스 감독, 2011년부터 독립리그 고양원더스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기록으로는 2002 한국시리즈 준우승(LG 트윈스), 2007, 2008 한국시리즈 2연패(SK 와이번스), 2011년 5월 프로야구 통산 두 번째 1200승 달성,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1975년 체육훈장 기린장, 2007 한국시리즈 최우수 감독상, 2007 스포츠토토 올해의 감독상, 2008 한국시리즈 최우수 감독상, 2008년 2010년 올해의 감독상 수상


김성근 감독의 리더란 무엇인가?


1. 리더란 없는 속에서 있는 가치를 찾는게 리더의 가치이다

태평양 감독시절 당시 에이스들이 강팀 해태 삼성에 유독 약함, 약한 팀일수록 에이스에 대한

의존이 크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무명이던 최창호, 정명원, 박정현 신인들을 발굴하여 돌풍을 일으킴.

당시 정명원선수는 대학시절 1승도 못거둔 투수지만 동기부여와 피나는 노력으로 노히트노런까지 달성.



2. 리더는 전력이 약하니까, 안되니까 하는 변명과 동정을 바래선 안된다. 

그보다는 그전에 얼마나 준비했나, 사람을 적재적소에 썼나, 승부세계에서 결과가 나온뒤의

변명은 무의미 한것이고, 반드시 힘있는 사람만이 이기는게 아니다.


투수들의 교체시점은 그 투수에게 맞는 시점이 있다. 주자가 없을때 나가는 투수,

주자가 1루에 나가는 투수, 주자가 2루 이상에서 나가는 투수,

후반에 나가야 하는 투수..... 그 선수들과 상황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연습과 준비를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




3. 벼랑끝에 나를 세운다

쥐도 벼랑끝에 몰리면 고양이에게 덤빈다, 살겠다는 일념과 여기서 생긴 아이디어가 결과를 만든다

절실함에서 생긴 아이디어나 나만의 아이디어이고, 무대의 가운데서 남의 말을 듣는 사람은

남의 아이디어를 통해 남을 흉내낼 뿐이다. 상식적인 삶은 남을 흉내내는 삶일 뿐이고,

나는 비상식적인 삶을 살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서 살겠다는 욕망, 생존의 의지로

승부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기는데 치중하는게 기업이나 야구의 본질이다



4. 리더는 나뿐 아니라 선수들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고양 원더스,,, 모든 길이 막힌 선수들의 마지막 도전 무대. 코치들에게 하는 말...

"선수가 하고자 덤빌때 만들지 못하면 지도자가 태만한거다"

배고파 덤빈 아이를 버리지 마라. 어떻게든 방법을 만들어 주고 결과를 만들어 줘야 한다.


나 자신은 12번 해임되었지만, 선수들의 연봉은 다들 올라갔다 ^^




5. 한계는 자기 머리속에 설정한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영역이 있다. 이게 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에게도 그 한계를 무너뜨려 줘야한다

선수가 최선을 다해 잡을수 있는 구간에 +30cm에 펑고를 쳐줘야 한다. 지도자도 최선을 다해 쳐줘야 하고,

잘못된 리더는 선수의 영역안으로 맞춰주고 동조해준다. 

선수들의 한계를 극복시켜 줘야 한다. 






6. 리더는 집요한게 강한거다

강해서 이긴게 아니라 이길때까지 그만두지 않아 이긴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거절을 가장 많이 당한 사람들이고 시행착오를 가장 많이한 사람들이다

실패에 안주하면 실패 그 자체일 뿐이다. 남들의 비난에 휘둘리지 말고 난 누구에게도 안진다는

생각을 한다. 변명이나 동정을 구하지 말고 이길 생각만 해라.


깊이 깊이 들어가면 그 속에 길이 있다, 안들어가고 아무리 밖에서 생각해 봐야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우리는 선수가 없었어가 아니라, 반드시 그래도 이길 방법을 찾아내는게 리더다



 7. 느꼈을때 바로 행동해라

결과를 생각하면 못 움직인다, 결과를 보고 움직이면 장애에 부딪칠때 그만두게 된다

아직속에 벌써가 있고, 벌써 속에 아직이 있다.




8. 실수한 선수를 야단치지 마라.

결국 사람을 쓰기 위해 데리고 있는데, 선입견 실수등으로 야단치면 조직에서 멀어지게 된다

다만 다시 반복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그날 만들어 놓는다

한국시리즈 잠실경기에서 정근우선수가 번트 실패후 문학구장으로 돌아가 번트 1000개를 연습,

새벽 3시에 숙소 복귀하고 다음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경기를 완성함.

나무라는 것보다는 실수하지 않게 방법을 가르쳐주고 자신감을 만들어 주는게 리더다



“일구일무(一球二無). 삼 세 번도 없고 두 번도 없다. 한 번 던진 공을 다시 불러들일 수는 없다.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작은 세상 하나가 창조된다. 타자가 치는 공 하나에도, 수비수가 잡는 공 하나에도 ‘다시’란 없다. 

그래서 공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고, 진정으로 최선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 <본문 중>



어눌하게 마지막 얘기를 하고, 멋적게 그냥 나가시는걸고 오늘 강의도 끝....

기교있는 말들로 얘기하는 말잘하는 분들과는 다른, 본인의 인생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배어나와

가슴을 크게 진동시켰습니다. 

나도 한 조직의 리더인데, 과연 나의 자격은 어떠한지..... 깊이 되뇌어보게 됩니다


...감독님이 가시고 있는 길이 진정 당신만이 갈수 있는 길입니다...



* 잠시 야인시절을 떠올리며 ...가슴 울컥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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