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여행]거대한 자연의 웅장함앞에 경외감마저 밀려왔던 캐나다 록키 보우호수 Bow Lake Canada

2018. 12. 13. 08:00국내 여행/여행 사진과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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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연의 웅장함앞에 경외감마저 밀려왔던 캐나다 록키 보우호수

Improvement District No. 9, AB, Bow Lake Canada

 

캐나다 록키는 매번 갈 때마다 결코 실망을 시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뭔가를 배워갈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보우 호수 Bow Lake

 

보우 호수는 캐나디언 록키의 척추격인 아이스필드파크웨이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제법 규모가 꽤 큰 호수죠

 

 

 

 

 

 

대부분의 여행이 그 날의 날씨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지만, 이런 고봉들이 즐비한 산악지형에서는 특히나 더 하답니다.
이때도 2-3일 전부터 크고 작은 눈이 내렸던 터라, 아침부터 진한 안개가 온통 세상을 다 덮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자칫하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곳이어서 사실 한참을 고민하다 길을 나섰죠

 

 

 

며칠 전 내린 눈때문에 이미 크고 작은 호수들로 들어가는 진입로와 작은 길들이 Closed 된 곳이 많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지만, 보우 호수는 다른 호수들에 비해 규모도 크고 큰 길에서 멀지 않기에 다행히 진입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침 이른 시간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더군요.

 

 

 

역시나 주차장은 비어 있었고, 호수 주위로는 쌓은 눈들이 세상을 하얗게 덮고 있었고, 빙하와 눈을 뒤집어 쓴 록키의 험준한 봉우리들을 뒤로 하고, 안개가 온통 뒤 덮여 있어 있었습니다

 

 


 

 

주위를 휘 감은 안개는 마치 모든 크고 작은 소리마저 빨아들이는 것 같아, 조그만 숨소리도 내기가 두려웠습니
소리라고는 그저 밀려드는 파도소리와 자갈들이 파도에 밀려 서로 부딪치며 내는 자그락 자그락 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죠

 

 

손가락을 담그면 금방이라도 얼어버릴것 만큼 차가운 보우호수

 

사방에 쌓여 있는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호숫가까지 가서 보니 너무나도 맑고 투명한 물가 바닥의 몽돌이 된 자갈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밟고 있는 눈덩이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호수에 빠질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들었구요

 

 

 

 

이 넓은 주위에 사람이라고는 저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드니, 짙고 무거운 경외감이 숨 막힐듯 온 몸을 짓눌러옵니
아름답게 보였던 장관들속에 나의 존재감은 티끌보다도 작은 것 처럼 느껴질만큼 압도 당하고, 두려움 마저 밀려들 즈음. 그제서야 세상 속에서 나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리고 그렇게 모든 욕심을 내려놓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대자연을 찾아 여행하고 힐링한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DNA 속에는 이런 환경속에서 생존해 왔던 먼 태고적 우리 조상들의 본능이 남아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금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간 다니며 느꼈던 곳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 그건 바로 경외감이었고, 나 자신이 이 커다란 호수에 투영되는 그저 저기 보이는 작은 자갈만큼도 되지 않는 존재라는 자기 인정이, 이 날 온몸에 소름이 돋아가며 느꼈던 전율이었습니다.

 

 

 

 

흔히 큰 일을 당하면 작은 것들을 내려 놓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성장해 있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하죠. 아마 그 날의 교훈은 관광이나 여행이 아니라, 지나치리만큼 객관적인 세상이라는 프레임속에서 너무나도 미약한 저의 존재감을 느꼈던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힐링이나 휴식을 위해 여행을 가고 자연을 찾지만, 때로는 이런 대 자연속에서 겸손과 경외를 느껴보는 여행이야말로 모르는 사이에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구요

 

 

 

아마, 이 날 이 곳을 찾지 않고, 날씨가 좋고 눈이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절에 이 곳에 왔었다면, 그리고 파란 호수위로 빨간 카누를 타는 사람들만을 카메라에 담고 왔다면 이런 자기반성의 시간은 없었겠죠.

 

 

 

 

세상은 늘 겸손하지 못하고, 현재 상황에 마냥 안주 하려하고, 사람들 속에 숨어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곤 합니다.
다만, 그걸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사람들이 적을 뿐이죠.... 다시금 쥐고 있는 것을 놓아 버리고, 거대한 프레임으로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는 경외감을 이 날 배웠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늘 배울게 있고 깨우칠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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