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어른들에게도 잘하고있단 위로가 필요하죠 - 이천 설봉호수 설봉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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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어른들에게도 잘하고있단 위로가 필요하죠 - 이천 설봉호수 설봉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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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이젠 여기 저기 우리의 삶의 무게가 더해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힘겨운 일들에 대한 위로 보다는 잘못에 대한 지적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당연히 받아 들이는 모습들속에 점점 행복이란 말이 멀어지는 느낌을 받을때가 많죠

 

 

그런것 같습니다. 참 어려운 일도 많아지고 있고, 인내의 시간도 너무 길어지는 것 같고...  내게 힘을 주던 친구들이나 지인들과도 만남이 뜸해지고 말이죠... 

 

 

아직 얼음이 채 걷히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바람은 한기는 많이 없어진 듯 했지만, 아직 따뜻함을 얘기한 때는 아니었구요, 그래도 호수가에 떨어지는 햇살은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호수 전체를 산책하는데 그리 오래 시간이 걸릴만큼 큰 곳은 아니구요, 원래 저수지였으니까요

 

 

아직은 사람들도 많지 않고, 오롯이 혼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날이었죠. 그래도 찬찬히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가끔 보이는 이런 응원 문구들이,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지만 자꾸 볼수록 왠지 그냥 지나치는 말이 아닐것 같더라구요

 

 

내게만 얘기하는 건 아닐테지만, 글쎄 요즘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봤던가? 힘내라는 얘기는 많이 해 봤지만, 누가 내게 잘하고 있어... 라고 얘기해 준 사람이 있었던가?

 

 

그러고 보니 언젠가 부터, 저역시 남들에게 힘내, 괜찮아 , 잘 하고 있어... 뭐 이런 얘기는 많이 해 봤지만, 누구로 부터 이런 얘기를 들어본 지는 정말 오래 된 것 같아요

 

이날 호수의 한적함은 짧은 시간이나마 많은 자유를 주었었죠

 

 

코로나가 아니어도 청년들은 청년 나름대로, 기성 세대는 기성 세대 나름대로 책임 져야 할 일들과 혼자서 짊어 지고 가야 할 일들이 늘 있어왔고, 대부분의 일들은 누구와 나눠갖을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래도 뭐 언제나 그렇듯, 잘 해왔고, 또 한참 시간이 지나 뒤돌아 보면, 이번에도 참 잘 견뎌냈다 라고 얘기 할 테지요. 요즘들어 여행도 많이 못다니다 보니, 쉬는 날에도 집에 있을때가 대부분입니다.  이웃블로거들도 대부분 여행 블로거이시다 보니, 글들이 뜨믄뜨믄 올라오는 경우가 잦아졌어요

 

 

가끔은 이렇게 혼자의 시간을 갖는게 필요한 듯 싶습니다. 꼭 어디를 누구와 같이 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힘든 얘기를 꼭  누군가와 나눠야만 짐이 가벼워 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문득 쉼터에서 어른들 얘기하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러다 코로나땜에 다 망하는 거 아녀?"  

그런데, 그 말을 받아주는 분의 말씀이 
"아... 6.25때도 다 살아남았고 여지까지도 언제 쉬운날만 있었던가? 뭘 그리 새삼스러? 어여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ㅎㅎ 그렀죠, 뭐 다 지나면 다 그런 일이니까요. 벌써 잊었었나 봅니다

 

 

호수위로 부서지는 햇살은 내가 어떻게 카메라를 가져 가는가에 따라 아름답게 잡히기도 하고 그냥 그렇기도 합니다.
이날은 그냥 그래도 좋을 날이었던거 같습니다.  산책하는 내내 가끔씩 보이는 응원문구들에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나를 향한 응원의 얘기로 들으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랫만에 하늘도 맑고 미세먼지도 없는 날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랫만에 찬 바람도 많이 엷어진 날입니다.

 

 

그러고 보니, 맨날 안좋은 일들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만 고민하고 살았나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좋은 것들이 늘상 곁에 있어도 보지 못했으니까요.

 

 

아마 이곳을 늘상 다니시는 분들에게, 저런 위안의 문구들이 어떤 느낌을 줄 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다 한번 지나치는 사람에게는 조금씩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누가 그 짐을 받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짐의 무게는 아주 많이 가벼워 진 것 같습니다. 
가끔은 어른들에게도 위로의 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