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소녀와 광화문 연가에 묻어나는 향수를 그리며 - 작곡가 故 이영훈님

2013. 8. 11. 01:01국내 여행/서울 가볼만 한 곳

반응형

정동] 소녀와 광화문 연가에 묻어나는 향수를 그리며 - 

작곡가 故 이영훈님


 

 

누구나 지나간 시간들이 있고, 그 속에 묻어있는 추억과 향수가 있고,

잊고 지낸듯 하다가도 문득 문득 스쳐 지나가는 그때의 향취가 떠오를 때가 있지요....

오늘은 잠시 여행지 소개를 접고, 그시절의 그림자를 꺼내 보려 합니다....

 

얼마전 정동에 나갔다가, 정동 성당앞 로터리에 커다란 현수막과 추모비를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소녀" "광화문 연가" "사랑이 지나가면" 등으로 알려진 작곡가 故 이영훈님의 추모비였습니다

 

그가 만든 노래 가사에 나오는 덕수궁 돌담길과 광화문 거리, 그리고 정동 교회가 있는 곳에 말이죠.

그냥 그냥 지나쳐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 잠시나마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노래들이 라디오를 통해 나오던 그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간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죠....

 

오늘은 잠시 그 이야기를 하고 가겠습니다

 

 

@ 이문세씨와 故 이영훈님 (이문세 홈페이지)

 

먼저 이문세씨 얘기부터 하는게 맞겠네요. 80년대 이문세씨가 가수로 성공하기전에

당시 유명한 DJ이종환씨의 그늘아래서 방송일들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라디오 DJ로 한참 주가를 떨치던 프로그램이 "별이 빛나는 밤에" 였는데,

85년부터 시작을 하셨더군요

그전에 가수로서는 "파랑새" "행복한 사람" 정도가 청소년들에게 불려지던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소녀들의 감성을 흔드는 노래를 발표한것이 "소녀" "난 아직 모르쟎아요" 입니다

이문세 3집이 나온거죠.....

완전한 가수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감수성을 건드리는 노래가 잔잔하게 당시의 청소년 부터 대학생들까지 건드릴 수 있었던건,

그의 담담한 창법과 천재 작곡가 이영훈과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당시의 암울한 시대 상황도 맞물려 있었습니다.

5공화국 집권시절 민주화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매일 매일 끊임없는 민주화 투쟁과 상실감속에

무엇인가 그 공허함을 만져 줄 수 있는 게 필요 했었습니다

 

아름답고 순수한 맬로디와 가사는 그런 그 시대의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조용히 자리잡았습니다

 

당시 이영훈씨는 연극, 방송음악등의 순수음악을 하며, 간간히 작곡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던중 신촌블루스 엄인호씨의 소개로 이문세씨와 만나면서 이문세 3집을 히트시키게 되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당시 앨범 하나에 곡 하나 히트시키기도 쉽지 않았던 시절에,

거의 전곡이 히트곡이 되며 285만장이 팔린 4집이 연이어 히트를 하게 되죠.

4집에는 "사랑이 지나가면" "그녀의 웃음소리뿐" "이별이야기"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해 골든디스크대상, 작곡가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연이은 5집에 "가로수 그늘아래서면" "광화문연가" "붉은 노을" 등이 수록되었습니다

 

지금 들으면 모두 전설같고 주옥같은 곡들이죠.

저희 아이들도 "붉은노을" 을 제가 다 외우는 걸 보고 놀라더군요....

아이들에게 "붉은노을"은 빅뱅의 노래라고 생각했던거니까요.....

 

 

 @ 덕수궁 돌담길.

 

 

이후 8집인가 부터(?) 이문세씨가 다른 작곡가들과 작업을 하고,

이영훈씨는 본인의 음악을 하며 떨어진뒤,

2008년, 49세에 대장암으로 운명하였습니다

 

마지막 관련해서 많은 루머가 있었지만, 제게 중요한건 루머의 진위가 아니라,

그가 그의 음악을 통해 전해준 그때의 정서가 지금도 가끔은 그리워진다는 겁니다

 

 

 

 

 

 

그의 가사들은 이별과 안타까운 사랑들을 주로 얘기하고 있었고,

원하는 바를 입밖으로도 얘기 하기 어려웠던 시대상황의 공허함들,

스폰지와 같았던 그 시절의 감수성에 그의 음악들이 잔잔히 자리를 잡고 들어온 것 때문인거 같습니다

 

 

 @ 정동 교회

 

 

 

이제 30년가까운 시간이 흘러,  이별이야기를 두엣으로 부른 고은희씨의 아들은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탄생에

출연하였고(데이비드 오), 당시의 학생들은 중년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이영훈씨의 광화문 연가는 뮤지컬로 다시 돌아왔고,

후배들은 그를 위한 헌정앨범들을 냈습니다.....

 

 

 

 

 

사진도 그렇고 여행도 그렇지만,

그 안에는 그때 그시절의 추억과 향수가 묻어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소중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날 이영훈씨 추모상을 보는 순간

잠시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갔던 뭔지 모를 그 느낌들이

사실은 그 시절 무언가 항상 허전하고,

안타까움에 보이지 않는 방황을 하던

젊은 시절의 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마 앞으로도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 거리를 걸을때면

그 목소리가 들릴것 같네요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기억들을 만들고, 마음속에 남겨두고 계신가요?

 

나중에 느낄 수 있고, 공감할수 있는 추억들, 앞으로도 열심히

만들며 살아가야 겠습니다.....

 

^^ 제 오래전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from . viewport

 

 

 

728x90
반응형